영화 소개
2022년 7월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성웅 이순신 장군을 다룬 2번째 이야기이다. 김한민 감독은 그의 3대 전투를 '명량', '한산', '노량' 총 3편으로 제작해오고 있는데, 역사적 시기 순으로는 한산도 대첩을 다룬 '한산'이 가장 먼저이고, 명량해전을 다룬 '명량'이 두 번째, 장군의 최후의 전투인 노량해전을 다룬 '노량' 순이다. 하지만, 김한민 감독은 영웅의 전성기 이야기인 '명량'을 먼저 제작하고, 영웅의 탄생 이야기인 '한산'을 두 번째에 배치했다. 그래서 이번에 개봉한 '한산'은 전작인 '명량' 보다 역사적 시기로는 5년 전 이야기이다.
이순신 역할
'명량'에서는 최민식 배우가 이순식의 역할을 맡았다. 반면 '한산'에서는 박해일이 그 역할을 했다. 시간적으로도 5년 전이기 때문에 40대의 이순신을 연기하기에 40대의 박해일이 어쩌면 가장 이순신다울 수 있었기에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뿐 아니라, 전작에 주요 인물로 나왔던 출연자들 모두가 바뀌었다.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할은 조진웅에서 임요한으로, 준사는 오타이 료헤이에서 김성규로 각각 바뀌었다.
실제 역사와 비교
고증과 관련해서는 전작에서 특히 잡음이 많았다. 명량에서 지적됐던 소품들은 대부분 교체되었다.
실제 한산도 대첩은 조선 수군의 압도적, 일방적 승리였다. 따라서, 극적 재미를 위해 영화에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각색이 되었다. 영화에서는 일본군이 넓은 바다 쪽으로 나오도록 전진 가까이 다가가서 유인해낸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일본군이 섣부르게 이미 학익진이라는 전투 대용을 갖추고 기다리고 있던 조선군 쪽으로 진입하게 되고,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자 조선수군은 화포로 집중포화를 하게 되고, 궤멸하다시피 한 일본군이 도망하자 뒤쫓아가서 공격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일본군이 근접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란탄으로 공격하고 백병전까지 치른 치열한 전투로 묘사한다.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불과 3명의 사망자만 발생할 정도로 일본 수군을 압도하는 전투였으며, 백병전 또한 없었다. 압도적 승리였기 때문에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기 어려웠기에 김한민 감독은 한산을 어려운 전투 이야기로 풀어냈다.
해상 전투
전쟁 이야기로 집중
전작 '명량'은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장수와 부하, 임금과 신하의 관계, 그리고 백성들의 이야기, 병졸들의 이야기 등 전투 이외에도 너무 많은 관계와 이야기들을 영화에 담으려고 하다보니, 스토리가 집중되지 않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그러다 보니, 전투 장면도 몰입감이 떨어지고 스케일도 작았다. 이러한 지적들을 극복하고자 후속편인 '한산'은 군더더기가 될만한 이야기들은 모두 없애버렸다. 한산도 대첩과 관련된 내용 이외의 이야기는 없다고 할 만큼 깔끔하게 스토리에 집중했다. 관객들이 전투 장면에 온전히 몰입하고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해전 묘사
이 영화는 모든 것을 '한산도 대첩'으로 집중시켰다. 모든 이야기는 전쟁으로 집결된다. 따라서 후반부의 전투 장면은 이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 핵심 장면이다. 이순신장군의 전략, 지략을 보여주기 위해 학익진의 전술적 우수성과 거북선의 단점 보완과 충파 전술에 대해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해상 전투 장면의 스케일만 놓고 보면 전작인 '명량'이 더 앞선다고 할 수 있으나, 전투를 전략과 전술의 대결로 잘 풀어낸 것은 오히려 '한산'이다.
영화에 대한 총평
전문가의 평가
영화전문가 이동진씨는 '명량'에 대해서 혹평을 쏟아냈었다. 반면 '한산'에 대해서는 명량의 약점을 깔끔하게 극복해버렸다고 평했다. 그리고 주연들의 연기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박해일의 연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바람이 부는 바다 위의 팽팽한 돛'과 같은 연기를 했다고 극찬했다. 또한 와키자카 야스하루를 연기한 변요한에 대해서는 훌륭한 적장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훌륭한 장수로서 이순신을 만들어내기에 알맞은 명품 연기를 했다고 그를 높게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이동진 평론가는 한산을 명량 보다 훨씬 더 나은 영화라고 평했다.
나의 평가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감동을 줄 수밖에 없다. 좋은 소재임은 분명하지만 모두가 아는 뻔한 이야기를 극적으로 끌고 가며 긴장감 있게 풀어내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전편인 '명량'이 많은 비판을 받았으면서도, 역설적이게도 최고 흥행 영화에 등극하게 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 또한 전편의 대흥행의 부담을 안고서, 오히려 명량의 단점을 너무도 잘, 훌륭하게 극복해낸 작품이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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