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소개
아이와 슌지 감독이 본인의 소설을 직접 각본 및 연출을 맡아 제작한 일본 로맨스 영화이며, 1995년에 개봉했다. 우리나라에는 일본문화 개방과 함께 1998년 국내 개봉을 했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인 115만 명을 기록했다. 이후 2013년, 2016년, 2017년, 2019년, 2020년 등 무려 6차례에 걸쳐 재개봉을 할 만큼 일본에서보다 한국에서 오히려 더 사랑받는 일본 영화이다. 일본의 현재 세대들은 한류를 통해 알게 된 자국 영화라고 할 정도이다.
연애물이라고 해서 주인공을 마냥 아름답게만 그리지 않고 때로는 유치하기도 하고 어벙한 모습도 들어내고 그 사이에 숨겨진 감정선들을 드러나게 하는 이와이 감독만의 연출은 그야말로 영화 연출의 백미를 보여준다. 영화 평론가 이동준 씨는 '눈(雪)의 잔상과 편지의 이명, 끝내 남는 사랑의 흔적들'이라는 한줄평을 남겼다. 이 영화의 백미는 여주인공 히로코가 흰 설원에서 "오겡끼데쓰카? (잘 지내시나요?), 아타시와 겡끼데스(나는 잘지내요)."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데, 이 대사는 한국에서는 엄청난 유행어가 되었다. 산속에서 히로코의 외침은 메아리치는데, 아마도 관객들의 마음속에서도 메아리치지 않았을까 싶다.
이츠키에 대한 추억
이츠키는 2년전 등산 중에 조난을 당해 운명을 달리했는데, 약혼자였던 와타나베 히로코는 후지이 이츠키의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였다. 우연히 그의 중학교 시절 앨범을 발견하고 이츠키의 예전 주소를 팔뚝에 메모하게 되고,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옛 주소로 안부 편지를 부치게 된다. 그런데 편지를 받은 사람은 동명이인의 여자 동창이었다. 히로코의 편지를 받고 호기심에 답장을 쓰게 되는데, 히로코도 그녀가 옛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와 동명이인의 중학교 동창임을 알게 된다.
한편 현재 히로코에게는 시게루 아키바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는 약혼자의 죽음으로 힘겨워하는 그녀의 옆을 묵묵히 지켜주고 있었고 그런 아키바에게 히로코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었다. 옛사랑을 다시 떠올리며 힘들어하는 그녀가 조금은 야속하지만 그녀가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옆에서 최선을 다해준다. 아키바는 히로코에게 이츠키가 살고 있는 오타루를 찾아가 보자고 권하고 그곳을 방문하지만, 편지의 수신자 이츠키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다.
히로코는 자신의 약혼자였던 이츠키가 죽었다는 것을 숨기고서 여자동창 이츠키에게 중학생 시절 그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렇게 해서 두 여자는 이츠키에 대한 추억을 편지를 통해 주고받게 된다.
추억 더듬기
두사람은 이름이 같아서 중학교 1학년 시절부터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었다. 그 이유로 친구들과 싸우기도 했는데, 무슨 인연인지 둘은 3년 동안 같은 반이었고, 도서관의 사서 일도 함께 맡았었다. 남자 이츠키는 남들이 잘 읽지 않는 책을 빌려서 책에 있는 도서카드에 자기 이름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
히로코는 애인이 뛰었던 운동장의 사진을 부탁하고 후지이는 그녀의 부탁에 모교를 방문하고 도서부를 찾게 된다. 후배들은 이미 후지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도서카드에 있는 이름으로 후배들에게 유명해진 것이었다. '선배님을 많이 좋아했나 봐요'란 후배의 얘기에 선생님이 '너를 좋아했던 남학생이 누구야?'라고 묻자, '후지이 이츠키가 또 있었어요'라고 답하자, 선생님은 그 학생은 2년 전 등산 중 조난사고로 죽었다고 알려준다.
알게된 진실
한편 히로코와 그녀와 함께한 아키바는 이츠키를 떠나보낸 산을 찾아 작별인사를 하려고 하였지만, 히로코는 그를 떠나보낼 마음의 결정을 끝내 하지 못하고 돌아온다.
평소 심한 감기를 앓았던 후지이는 고열로 의식을 잃자, 후지이의 할아버지는 손녀를 업고 병원으로 가려고 하지만 후지이 어머니는 결사적으로 말린다. 그녀의 남편이자 후지이의 아버지도 고열 폐렴으로 죽었는데, 구급차가 오지 않자 40분 걸이의 병원까지 아들을 둘러업고 갔지만 결국 응급처치가 늦어져서 죽고 말았다. 그러나 손녀만은 살리겠다는 그 마음을 며느리도 알게 되고 폭설로 1시간 걸릴 구급차를 기다리지 않고 병원으로 향한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손녀를 업고 달린 할아버지는 결국 제시간에 병원에 도착한다.
산에서 내려오던 길에 히로코와 아키바는 지인의 산장에 들린다. 그리고 그 밤 이츠키에 대한 추억을 나누고, 일어난 아침 아키바는 히로코에게 후지이에 대한 인사를 권한다. 한걸음씩 걸음을 내딛는 히로코는 힘껏 안부를 묻는다. "오겡끼데스카, 아타시와 겡키데스"
그때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은 후지이는 히로코에게 이츠크가 전학 가던 날의 이야기를 전한다.
얼마 후 도서부 후배들이 후지이의 집을 찾아 멋진 것을 찾았다며 건네는데, 이츠키가 전학 가던 날 반납을 부탁했던 책이었다. 책 속의 도서카드 뒷면에는 자신이 그려져 있었다. 그가 같은 이름의 그녀를 좋아했던 것이다. 이츠키의 마음을 알게 된 후지이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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